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긴축 재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예산 절감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6만개 줄이고 대신 민간 채용을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공형 노인일자리는 지난 정부에서 크게 증가했는데요, 세금 낭비에 취업자 수에 포함돼 고용통계를 왜곡한다는 이유로 줄인다는 것 입니다.
그동안 노인 일자리로 인해 대한민국에 대단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것처럼 되고 착시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현 정부에서는 판단하는 것인데요,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직접적인 단순 노무형 일자리는 소폭 줄이고 민간의 노인 일자리는 조금 더 늘어나는 그런 쪽의 흐름을 가져가기 위한 것이다”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현재 약 60만 8천개인데요, 정부는 여기서 6만 1천개를 줄이고 대신 시장형 일자리 3만8천개가 늘도록 보조금 등을 집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공공형 노인 일자리로는 역에서 길을 잃거나 개찰구나 출구 방향을 헷갈려하는 사람들을 안내해주는 등의 일등을 하게되는데요,
보통 75세 이상 고령자들이 비교적 낮은 보수를 받고 적은 시간 일하는 일자리로 평균 30시간 근무와 27만원의 월급을 받습니다.
한달에 27만원이라는 크면 크고 작으면 작은 금액이지만 쌀값이라도 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는 노인분들이 대부분인데요,
지난 2020년 기준 60대 참가자는 6만여명으로 전체 노인 수의 10%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경쟁을 뚫고 선정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선정 기준은 더 늙고 더 가난한 노인 기준입니다.
그래서 90%는 70대 이상이며 85세 이상도 4만명이나 되며, 이들의 94%는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합니다.
현재 이들이 정부의 계획대로 직업교육이나 민간 채용으로 변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따라서 이번 정책으로 인해 공공형 일자리가 사라지면 생계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합니다.
한 관계자는 “노인들 내에서도 더 열악한 분은 그 일이라도 하시면서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받고, 건강이나 여러가지 필요하신 분들은 (공공형 일자리가 없어지면) 갈 데가 줄어드는 거죠.” 라고 안타까워했는데요,
노인일자리는 생계수단만이 아닌 치매와 우울증, 고독사와 같은 노인문제를 줄이는 복지와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병원이용 횟수가 줄고, 우울 의심비율도 4분의 1로 급감했다고하는데요,
공공형일자리에서 일하는 한 87세 할아버지는 “여기 나오면 노인들하고 이렇게 이야기도 나누고, 오고가고 할때는 잘 가라고 안부도 묻고..”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숫자로 드러나지는 않는 순기능이나 수혜 당사자들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 “세금을 축내는 일자리”, “단기 알바”로 폄하하는 것은 그야말로 탁상정책이 아닐까싶습니다.
특히 정부에서 말한 것 처럼 공공형일자리를 줄이고 민간형 일자리를 늘렸기때문에 총 자리수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공공형과 민간형 일자리는 대상과 성격이 다른 일자리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인데요,
시장형.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이른바 ‘신 노년세대 맞춤형’일자리 입니다.
젊은 노인을 타깃으로 한 사업으로 지원 연령도 만 60세 이상으로 넓혔는데요,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사실상 민간형 일자리에 진입하기에 장벽이 높은 것입니다.
현재 공공형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82세 할아버지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 중에서 일자리 나기만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은데 없어진다고 하면 정말 큰일”이라고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구인회 교수도 “일반인들에게 27만원은 큰 금액이 아니겠지만 공공 일자리에 생계를 의존하던 노인들에게는 소중한 생계 수단”이라며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고 어려운 분들의 일자리를 한꺼번에 많이 없앤 것이어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는데요,
정부는 “구체적인 일정과 폐지 대상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지역별 특성에 따라 일자리 폐지 대상과 기준을 달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정부는 경로당의 냉.난방비 및 양곡비 지원 사업 예산도 예년에 비해 5.1%를 삭감하였는데요,
정부는 최근 5년간 예산에 비해 실집행률이 낮아 2023년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동안은 코로나로 인해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집합을 금지하면서 꽤 오랫동안 경로당이 폐쇄되었는데요,
대부분 운영하지 않은 날이 더 많았기때문에 예산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합니다.
하지만 이런 전후 상황을 살피지 않고 실집행률을 들이밀며 예산을 삭감해버린 것인데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경로당이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라고 합니다.
경로당에서 운영하는 요가와 체조, 노래교실 등은 어르신들에게 삶을 살아갈 활력이며 사람들과 함께 먹는 밥 한끼가 하루의 유일한 제대로 된 식사라고하는데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2010년부터 기록하고 있음에도 노인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하여 정부는 이런 문제 해결에 관심조차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노인인구 증가와 저출산의 가속화 시대에서 노인문제는 우리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는 경로당 에산 삭감 문제를 단순히 냉난방비와 양곡비를 줄이는 차원으로 봐서는 안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