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축구단의 단장을 맡으면서 생전 축구를 너무나도 사랑했다는 이 개그맨은 2002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열린 월드컵을 직접 눈을 보고싶다는 염원 하나만으로 의사가 말한 날보다 더 오래 살면서 2002년 월드컵을 직관하고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면 이럴 수 있을까 싶은 이 연예인은 바로 개그맨 이주일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는 그는 그야말로 한 시대를 장악한 개그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정치권에서조차 그의 이름값 하나만으로 서로 모셔가려고 다툰 유일한 연예인이라고 합니다.
그의 등장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가요계에 등장했을 때보다도 더 큰 충격과 영향이었다고하니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조차 없는데요,
조용필과 더불어 딴따라 광대 취급받던 연예인이 정재계 인물급으로 존경받는 대접을 받기 시작한 포문을 연 인물이 바로 이주일입니다.
어려웠던 1980년대, 국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전설적인 인물로 기억되고 있으며 사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되기도 했습니다.
이주일식 코미디의 백미는 문장들을 더듬거리며 말하다가 실없는 소리를 툭하고 던져서 의표를 찌르는 것인데요,
본인 그 자체 역시 주무기였는데 수많은 후배 코미디언들이 개인기로 선보인 특유의 어리버리한 말투와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는 물론이고 눈이 풀린듯한 바보스러운 표정과 흐물거리는 듯한 몸짓 등 이런 점들이 당시 대중들에게 있어선 이주일이라는 인물이 하나의 캐릭터로서 받아들여진 큰 흥행요소였습니다.
그는 한 코미디 프로에 네와서 “이제 13대 국회가 시작되었습니다. 13대 국회도 횡설수설을 즐겨하는 국회가 된다면 이 이주일도 14대 총선에 자신있게 출마하겠습니다” 라는 개그를 시전한 적이 있는데요,
실제 그는 1992년 국회의원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정치를 하게 된 것은 현대그룸 회장 정주영과의 친분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정주영과 의형제로 보일 정도로 친했던 두 사람은 그의 제안으로 정치에발을 들여놓았다고 합니다.
그는 정주영회장 외에도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 등 여러 정재계 인물들과 친분이 있었는데요,
애연가이던 그는 1991년 7대 독자였던 외아들 정창원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떠나자 더욱 담배가 늘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그는 2001년 폐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게 됩니다.
담배를 많이 핀 것이 폐암에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 그는 금연광고에 출연하며 수 많은 흡연가들에게 경고를하기도 했는데요,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저도 하루에 두 갑씩 피웠습니다.” 등의 멘트로 간곡하게 금연을 하기를 권장했습니다.
실제 암에 걸린 환자가 출연하여 호소하는 이 광고는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정도로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폐암 판정을 받을 당시 이주일은 3개월 시한부를 선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축구를 너무 좋아했던 이주일은 월드컵 개막까지 6개월이나 남자 조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혹여 보지 못하게 될까 눈물까지 흘렸다고하는데요,
의사에게 월드컵이라도 보고 죽게 해달라고 빌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는 시한부 판정인 3개월을 훨씬 넘겨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팀의 4강 신화를 휠체어를 타고 관람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폴란드 전에서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초청을 받아 직접 경기장에서 관람을 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대표팀이 포르투칼을 이기고 16강에 진출하고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이 골든 골을 터뜨렸을 때는 너무 기뻐서 암까지 이겨내고 건강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춘천고 동기로 이씨와 함께 고교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박종환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투병중에도 월드컵경기를 보지 못할까 울먹이곤 했는데 이렇게 개막전을 참관하게 됐다니 반갑고 흐뭇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우러드컵이 끝난 후 2002년 8월 27일 그는 결국 폐암으로 생을 마감하게되었습니다.
그가 폐암으로 사망하고 방송사들에서는 드라마에 흡연 장면을 없애는 등 여러 변화가 찾아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