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노래방 반주기에 가장 많은 곡이 수록된 가수는 바로 나훈아 라고 합니다.
특유의 창법과 수많은 히트곡을 직접 작곡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트로트 가수 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하였다고하는데요,
1970년대 한국 가요계의 아이콘으로 라이벌인 남진과 함께 한 시대를 양분했던 슈퍼스타가 됩니다.
남진과 나훈아는 마침 언론 및 대중들이 라이벌 구도를 만들기 딱 좋은 차이점들이 있었는데요,
팬덤도 나뉘어지며 본의아니게 경쟁 구도가 된 두 사람 사이에서는 피습사건까지 일어나며 큰 논란이되기도 했습니다.
수려한 외모에 호방한 목소리로 대중성이 강했던 남진에 비해 나훈아는 상대적으로 투박한 외모와 싱어송라이터로 음악성을 어필했는데요,
도시의 세련된 느낌을 담은 남진의 노래에 비해 나훈아는 고향에 대한 향수나 시골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은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실제로 나훈아는 부산 출신의 서민 집안이지만 남진은 전남 목포 출신의 매우 부유한 집안이었다고하는데요,
그렇게 라이벌 구도로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나훈아는 1972년 서울 종로구 서울 시민회관에서 열린 올스타쇼에 참석하였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앵콜 곡으로 ‘찻집의 고독’을 부르던 나훈아를 보며 관객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했는데요,
그러던 중 한 남성이 갑자기 무대로 뛰어올라왔습니다.
강한 스포트라이트에 팬인줄 알았던 나훈아는 마이크를 잡은 손을 옮기며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는데요,
그 순간 남성은 손에 감춰둔 깨진 사이다병 조각으로 나훈아의 얼굴을 찔렀습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왼쪽 뺨을 감싼 나훈아는 본능적으로 남성을 때렸는데요,
넘어진 남성은 일어나면서 나훈아의 목덜미를 한번 더 공격하고 나훈아의 몸 뿜어져 나온 핏줄기가 관객에게 튈 정도로 무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행사장에 있던 경찰이 달려와 범인을 제압하고 체포했지만 나훈아는 왼쪽 얼굴이 타원형으로 찢어져 무려 72바늘을 꿰매는 중상을 입었다고합니다.
경찰에 체포된 범인은 26세 남성으로 “인기 연예인을 찔러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서 나도 유명해지고 싶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배후에는 남진이 있다는 충격적인 소문이 일파만파 퍼졌는데요,
사건의 범인은 전 날 남진을 찾아가서 “나는 전과 4범, 돈을 좀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합니다.
남진이 이를 거절하자 “돈이 필요해서 그러니 라이벌인 나훈아를 해치울테니 보상하겠냐”고 물었지만 남진은 터무니 없는 말에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음날 나훈아 피습사건이 터지고 남진은 추후 “아니다”라고 해명하지만 나훈아와 팬들은 미리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점에 못내 서운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범인은 출소 후에도 남진을 따라다니며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고하는데요,
1980년 남진 목포 생가에 불을 질러 100여평을 태우기도하며 공갈혐의로 다시 감옥에 갔다고 합니다.
사실은 나훈아 뿐만 아니라 남진도 제 2의 피해자였던 셈입니다.
수많은 인기에 이런 고충이 있다고 생각하니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인데요,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