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중심의 한국사회를 뚫고나와 젠더규범을 깨트리려는 여성들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데요,
때로 유명인의 한마디가 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하면서 김혜수, 김옥빈, 김서형 등이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의 신념을 공식석상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남자배우임에도 열혈 남성 페미니스트로 한국 여성단체연합 홍보대사를 꾸준히 맡기도한 배우가 있는데요,
바로 배우 권해효입니다.
페미니스트 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으며, 여성단체연합 16년 차 홍보대사인 권해효는 열혈 페미니스트로 유명한데요,
2003년 호주제 폐지에 대한 민법 개정안이 추진됐을 당시엔 국회앞에서 1인시위를 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이밖에도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위활동에도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위안부 협상 국면에서 아베에게 경고하는 1인 시위를 하고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에 적극 참여하며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끊임없이 냈는데요,
그는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에 대해 한 인터뷰를 통해 “호주제가 폐지되기 전인 2002년 둘째 딸아이의 출생신고를 하면서, 결혼을 하면 부인이 남편 호적에 입적되고 본적도 같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부터 우리사회의 ‘여성 인권’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 사회 안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항상 갖고 있는 공포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는 “예를 들면 메인 뉴스에 나이 든 한 앵커 옆에 예쁜 젊은 여성을 앉혀놓는 일이 불편하게 느껴져야 맞는건데 그 변화까지 가기가 만만치 않을거에요 여전히”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국회 여성 비율이 17퍼센트에 불과하다. 소수의 성공한 여성을 보여주며 유리 천장이 다 깨진 것마냥 일반화해선 안 된다. 여자와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사무실 안에서의 합리적인 토론이 아닌 술자리에서의, 인맥으로의 정치를 통해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잘못된 생각들, 남성 카르텔 안에 없는 여성은 의사 결정 구조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 구조 말이다. 끝나고 술 한잔 먹어야 하는데 쟤는 일만 끝나면 가네? 이런 태도가 바뀌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도태시켜야 해” 라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습니다.
배우가 직업인 시민활동가라고 할 정도로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한 사회 운동을 꾸준히 해온 원동력으로는 “예전엔 부끄러움이었다. 독재와 싸우던 시절에 함께하지 못한 부끄러움이랄까. 1987년 6월 항쟁 때 나는 군대에서 진압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이런 활동들이 그저 기쁨이고 행복이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어차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분명히 내일이 더 힘들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나는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을 거란 희망을 갖고 사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50을 넘긴 지금 그는 지향하는 바로는 “잘 나이 드는 것. 꼰대가 되진 말아야지. 뭐, 불쑥불쑥 가르치려 들 순 있겠다. 내가 못 견뎌하는 게 몇 가지 있거든. 이를테면 젓가락질 잘 못하는 거. 목구멍까지 말이 올라와도 참아야지.(웃음) 그렇다고 애써 젊게 살겠다는 뜻도 아니다. 젊은 세대들이 “저 아저씨 괜찮네?”라고 할 정도면 된다. 젊을 땐 대한민국에서 마흔 넘은 것들은 다 입 다물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젠 내가 50대가 되어 있다. 나이값 해야지”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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