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지난달 25일 경기도 수원 소재 선영에서 열렸습니다.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관장을 비롯한 가족들과 경영진이 참석하여 고인의 넋을 기렸는데요,
삼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식 행사를 열지는 않았으나 그룹 내 온라인 추모관에 “당신의 도전으로 용기를 얻었다”며 “회장님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내일을 향해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추모글을 올렸습니다.
故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후 2년째 공석으로 남아있던 회장 자리는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 승진으로 채우게 되었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승진 후 10년 만에 회장 직함을 달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재계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이재용 부회장의 연내 회장 승진을 예상하기도 했는데요,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행사 또는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였습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2주기가 되자 과거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에서 삼성가 여인들이 입은 흰색 상복이 재조명 되었는데요,
당시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한 이들은 하얀 치마저고리와 두루마기로 구성된 흰 상복을 입어 요즘 입는 검정 상복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옷을 만든 사람은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이라고 하는데요,
그는 “서양 복식과 검정 기모노를 입는 일본 상복 영향으로 검정이 상복 색으로 굳어졌지만, 우리 전통 상복 색은 흰색임을 알리고 싶어 흰 무명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홍라희 전 관장도 2013년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흰색 상복을 입는 등 전통 이해가 깊은 사람” 이라고 말하며 이번에도 당연히 흰색을 입었다고 밝혔는데요,
워낙 국민적 관심이 많은 장례식인만큼 개인적으로 상복 문화가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흰색으로 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조선시대 상복은 삼베옷이 주로 이루며 흰색 상복을 입었다고 하는데요,
이와 같은 한국 전통 장례법은 1934년 조선총독부가 ‘의례춘식’을 발표하며 검정색으로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의례춘식은 일제가 조선의 관혼상제가 지나치게 번잡하다며 만든 규정이라고하는데요,
남자의 경우 양복 입은 사람의 왼쪽 팔에 검은 완장을 달게 한 것도 이를 따른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재용 전 부회장 역시 영결식 당시 팔에 완장등을 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일으켰는데요,
전통.민속 전문가들은 “이 회장이 병상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상복을 미리 준비했을 것”이라며 “우리 전통을 담으려고 한 흔적이 엿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평소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고 알리고 싶어하는 삼성가인만큼 이런 배경을 알고 흰색 상복을 택한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우리 문화를 알리려던 회장님의 뜻을 전달하고 싶은 삼성가와 측근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