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개그맨 김경식과 함께 털과제리 콤비를 이루며 재밌게 진행하던 김흥국이 MBC 라디오에서 갑자기 하차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후임으로는 원미연이 내정되었고 호평을 얻으며 정식 DJ로 몇년간 이어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 하차를 한 스토리가 파란만장하며 김흥국은 라디오를 강제로 하차하게 되었다며 억울함에 삭발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김흥국의 하차 이전에 MBC에서 정치적 외압과 당시 사장 등의 결정으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하던 코미디언 김미화를 말도 없이 내쫓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허나 당시 김미화의 하차에 대한 외압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고 단지 단순한 루머로만 인식되던 상황이었으며, 오히려 10여 년간 친분이 있던 이현숙 작가는 김미화에게 명예훼손을 이유로 소를 제기하겠다고 하였으나 친분을 고려해 소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나 이후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리스트 파문 당시 김미화도 거기에 포함되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의혹은 점차 확실시 되었으며, 2017년 이명박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방송 장악 로드맵의 실체가 드러나고, 이 중 김미화가 1인으로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알려지며 현재 시점에서는 이 모든 것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시 이러한 내면을 알고 있던 MBC 노조는 김흥국이 4.27 재보선 당시 격전지였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을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위한 유세운동을 펼친 정몽준 의원과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가 커졌습니다.
실제 노조가 저걸 내세운 건 김미화와 시사평론가 김종배에 대한 복귀를 요구하기 위해 내세운 것이었고, 일반 시민들 역시 “야당 편향이라고 김미화를 잘랐다면서 왜 보수여당 선거유세한 김흥국은 안 자르냐?”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MBC는 형평성 명분으로 김흥국을 내칠 수 밖에 없었는데요,
흥국도 자신의 퇴출 사건을 애꿎은 정치적 희생양으로 간주하면서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삭발까지 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의 시위에 정몽준 의원이 현장을 찾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네티즌들은 그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시위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MBC가 당시 성향과 잘 부합되는 김흥국을 하차시킨 것은 순전히 김미화의 하차와 형평성을 맞기 위함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MBC는 노조와 문제를 제기하는 몇몇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김미화의 하차를 시정할 수는 없으니 반대로 김흥국을 떨어트려 공정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네티즌들은 삭발 사위때 정몽준 의원이 참석했으니 별 일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 거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흥국의 퇴출은 부당한 것이 맞았는데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유세할 수 있고 법적으로 어떠한 제한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김미화나 김제동도 마찬가지일텐데요,
이후 이 사건은 MBC 경영진이 국가정보원과 김흥국의 하차를 상의했던 정황이 담긴 문서가 새롭게 발견되며 MBC 블랙리스트 물타기용 하차임이 확실시 되었다고합니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2011년 국정원이 작성한 ‘MBC 대상 종북성향 MC·연예인 퇴출조치 협조 결과’ 문건을 보면, 국정원 2국은 김흥국이 하차하고 이틀 뒤 MBC 사장의 측근이던 보도부문 간부 A씨에게 김 씨 퇴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그러자 이 문건에서 A씨는 “종북성향 진행자·연예인 척결에 착수했다. 노조가 김미화 축출 시 형평성 원칙을 제기하며 김흥국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김흥국을 빼지 않으면 추후 퇴출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봤다.”면서 “보수 연예인은 김흥국 1명이지만, 축출 대상 종북 방송인은 여러 명이다. 결국 김흥국의 희생은 여권에 ‘1 대 4~5’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적었고 국정원이 이를 문건에 적어 보고했습니다.
국정원과 MBC 경영진이 MBC 블랙리스트 문건을 통해 김여진, 김제동, 윤도현 등 이른바 좌편향 인사들을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김흥국을 일종의 ‘물타기’로 사용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셈입니다.
하지만 이 보도에 대해 김흥국은 “일방적인 기사”라며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고 사건은 조용히 묻히게 되었습니다.